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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생활

[일본생활] 한국어 개인 레슨 (BTS에 빠져있는 학생들)

by 유유2U 2021.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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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좋아서 좀 멀리까지 드라이브 갔다왔어요! 福井県(후쿠이현)의 東尋坊(토진보)

 

작년부터 코로나로 의도치 않게 긴 백수 생활 중인 와중에 임신으로 재취업도 물 건너 간 지금, 작년부터 조금씩 한국어 개인 레슨을 진행하고 있어요.

지금껏 진행한 학생들은 20대부터 40대까지 였고, 대부분이 한국 가수 혹은 드라마가 좋아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어 졌다고 해요. (여자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음)

한국 드라마나 노래에는 별로 관심이 없던 분은 두 분 있는데, 두 분다 남자분이셨어요ㅎㅎ 

처음은 비록 체험수업이지만 간단하게 인사만 하고 빡세게(?) 수업하는 편인데 그게 꽤 잘 먹히는 건지, 아직까진 체험수업에서 끝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갑분 자기 자랑ㅎㅎ)

그리고 제가 수업을 진행하는 학생 대부분이 아예 한국어 공부가 처음이거나, 간단한 읽기 쓰기 정도만 가능한 학생들이 많아서 대부분 'できる韓国語' 라는 책으로 초급부터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간단한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학생 분도 계신데 그 분만 다른 책으로 수업 진행 중이에요.

できる韓国語初級1

 

앞서 말한 대로 지금까지는 20대부터 40대까지의 어른들만 수업을 해왔었는데, 갑자기 연령대가 확 늘어나서 최근에 일본 나이로 15살(중학생)과 8살(초등학교 2학년)의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중학생인 하나노짱은 BTS가 너무 좋아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해요. BTS에서는 뷔를 제일 좋아한대요ㅎㅎ

첫 체험수업 때 어머니께서 한숨을 쉬시며 영어를 했으면 좋겠는데, 굳이 한국어를 하겠다고 한다고.. ㅋㅋ 근데 제가 부모여도 그럴 것 같아서 공감이 되더라고요. 한창 공부할 것 많은 중요한 시기니까요. 그래도 딸에게 져주시고 하고 싶다는 걸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같아요ㅎㅎ

역시 어려서 그런지 이해력이 빠르고, 한 번 설명하면 바로 알아듣고 따라 하고 발음도 어른보다 좋더라고요.

수업할 때는 엄청 부끄러워하더니, 수업 끝나고 어머님을 기다리며 BTS에 관해서 물었더니 엄청 말이 많아지면서 이것저것 설명하는데 사실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고요ㅠㅠ 세대차이가.. 하하 

 

 

8살인 세리나짱은 진짜 너무너무 조그맣고 귀여워요. 수업은 세리나짱의 집에서 개인과외로 진행했는데, 제가 오는 걸 알고는 주차할 때부터 창문을 열고 방방 뛰며 기다리더라고요. 첫 수업을 엄청 기다렸나봐요. 마스크를 딱 하고선 직접 자기 방으로 안내해주었어요.

방에 들어가니 책상 위가 BTS 잡지, 그리고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고 있는 BTS커피 컵이 멤버 사진별로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어요ㅋㅋ(부모님이 커피 사드신다고 힘드셨을 듯;;) BTS 정국 팬이라고 해요.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BTS커피

 

세리나짱도 BTS가 너무 좋아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해요. 8살이 벌써부터 아이돌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제 기준엔 신기한데, 그것에 그치지 않고 무언가 자기가 공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다니 너무 대견하지 않나요? 정말 요새 아이들은 빠른 것 같아요.

 

한국어 교재도 이미 구입을 해놓았더라고요. 세리나짱은 아직 한자도 잘 몰라서 (일본어도 아직 못 읽는데 한국어를 배우겠다고ㅎㅎ) 시판용 한국어 교재가 아이용으로 따로 나오지는 않다 보니 교재에 한자가 많아 어려울 테니 눈높이에 맞춰서 최대한 간단하고 쉽게 설명을 해주려고 노력했어요. 하다 보니 확실히 어른과는 다른 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서 수업 중간에 세리나짱이 가지고 있던 BTS 한글 단어 카드로 인사말이나 간단한 단어 공부도 하고요~

 

요런 단어 카드를 굿즈로 파나봐요

 

그리고 어른과는 달리 요령 있게 가르치기보단 아직은 아이라서 반복 학습으로 많이 쓰고 많이 말해보며 익히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모음과 가나다라~ 등을 설명했는데, 바로바로 외워버리더라고요.

제가 프린트해간 한글 쓰기 연습 종이를 숙제로 건네줬더니 자기 클리어 파일을 딱 꺼내어 거기에 탁탁 넣고 정리를 바로 하더라고요. 왜 이렇게 똘똘하고 이쁜지ㅎㅎ

어머니가 수업 끝나고 어땠냐고 물어보니, 너무 재밌었다고 빨리 또 수업하고 싶다고 얘기해줘서 넘나 감동받았고요ㅠㅠ

수업 도중에 '안녕히 가세요'를 알려주고는 선생님 집에 갈 때 이렇게 인사해줘~ 했더니, 안 까먹고 안녕히 가세요 라고 인사해주는데 너무 귀여웠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집에만 있는 게 무료해서 시작한 한국어 수업인데, 학생 수가 늘다 보니 나름 수입도 짭짤하고ㅎㅎ하면서 정말 보람도 많이 느끼구요.무엇보다 BTS라던지 한국 아이돌, 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감사하게 되네요.한국 문화를 좋아해 주시는 분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도 감사하고요, 그래서 더 책임감 갖고 열심히 수업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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