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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생활

일본 산부인과 (임신 18주차 기록)

by 유유2U 2021.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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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쯤 임신 사실을 알고, 벌써 18주가 되었어요!(임신 5개월)

임신 사실을 알고는 병원을 알아봐야 했는데 사실 막막했어요.

임신 사실을 알기 전부터 일본 산부인과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기에 걱정이 많이 됐어요.

한국 산부인과와는 너무 다르다는 온갖 안 좋은 얘기들 ㅠㅠ

초음파 기계가 너무 옛날거라 화질도 너무 안 좋고, 입체 초음파도 없고, 받을 수 있는 건 사진 달랑 한 장뿐 동영상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 또, 일본은 기형아 검사도 하지 않는 게 대부분 이더라고요.

받을 수 있는 병원도 있지만 보험 처리가 안돼서 비용도 비싼 편이고, 기형아 검사를 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출산 직전까지도 성별을 안 알려줬다는 이야기도 듣고요..

도쿄도 이런데 제가 사는 곳은 더 최악일거라고 생각했어요.

출산 후에도 산후조리원이라는 개념이 없어서(도쿄 라던지 대도시는 드물게 있긴 한데, 말도 안 되게 비싸다고 해요.) 그래서 시댁도 멀고 시골에 지인도 없이 남편과 달랑 둘만 생활하는 저로서는 한국에서 출산을 할 예정이에요.

 

이런저런 걱정을 가지고 집 주변의 산부인과를 찾아보니, 이건 뭐 찾아보고 말 것도 없을 정도로 산부인과가 몇 군데 없더라고요. (지방에 사니 이런 때에 정말 안 좋다고 느낌ㅠㅠ..)

유일하게 기형아검사, 정밀초음파 등이 가능한 병원이 딱 한 군데 있었는데(집에서 차로 30분 거리) 후기가 정말 최악..

100프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너무 안 좋은 후기들이 많아서 가기 꺼려지더라고요. 

 

 

실제 그 병원의 후기. 죄다 별 한개, 자세히 읽어보면 도저히 가고 싶은 맘이 안생김..

 

이때 거의 좌절하며, 남편한테 병원 다 너무 구려서 가기 싫다고 징징ㅠㅠ

엄마, 아빠한테도 전화해서 일본 병원은 기형아 검사도 안되고, 너무 구리다고 징징..;; 근데 엄마, 아빠가 기형아 검사 안 해도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고 맘이나 편하게 가지고 있으라고 하셔서 이때부터 조금 안심하고, 당장 한국에 갈 수도 없으니 어느 정도 포기할 건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맘이 기울었던 것 같아요.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

결국 집에서 제일 가까웠던(걸어서 5분) 병원으로 가기로 하고, 우선 남편이 전화로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외국인이고, 출산은 한국에 돌아가서 할 예정인데 괜찮냐(일본은 그 병원에서 출산을 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진료를 안 하는 곳도 있다고 해요. 그래서 미리 전화로 확인했어요.)고 했더니 현재 코로나 때문에 남편분과 같이 진료가 어렵고, 병원에 영어, 한국어 가능한 사람이 없기에 일본어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출산은 한국에서 하셔도 괜찮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그래서 예약하고 싶다고 했더니, 이 병원은 예약이 안된다네요; 무조건 와서 기다려야 한대요.

일단 알겠다고 하고, 이틀 뒤에 병원에 방문했어요. (이때 임신 5주 정도였을까요..)

 

처음 방문하고 임신이 맞다는 확인만 받고 아직 너무 빨라 2주는 더 지나야 임신 확인서 써 줄 수 있다고 했어요.

(병원에서 임신확인서를 받고 살고 있는 시의 건강센터에 방문해야 모자수첩과 쿠폰을 받을 수 있어요.)

첫 방문 후에 안심했던 게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분들이 너무너무 친절했어요.

병원비는 대략 2~3천엔 정도 나왔던 것 같아요. 이후에 모자수첩과 쿠폰을 받고 난 뒤부터는 쿠폰 처리가 되어서 병원비가 무료여서 한 번도 돈 낸 적이 없어요. (저는 최근까지도 일본은 쿠폰을 쓰면 임산부 진료는 다 무료인 줄 알았는데, 이게 지역별로 또 병원별로 다르다고 하네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전부 무료였어요!) 

 

그리고 모자수첩과 쿠폰을 받은 뒤에 옆 동네로 이사를 해서 (시가 바뀜) 모자수첩은 그대로 쓸 수 있지만 쿠폰은 이사한 시의 쿠폰으로 바꿔야 해서 또 건강센터 방문해서 이것저것 처리했네요. 쿠폰 이외에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시에 따라 임산부 정책(보조금 등)이 매우 달라서 그런 걸 중점적으로 많이 물어봤어요. 

 

 

모자수첩과 쿠폰북

그리고 제가 다녔던 병원은 생각보다 초음파 화질이 나쁘지도 않았고요, 기대하지도 않았던 입체 초음파도 임신 초기부터 보여주시고(복부 초음파가 가능했던 13주 때부터 보여주심), 동영상도 바로 핸드폰으로 받아볼 수 있어서 가족들한테도 공유가 가능했고요. 심박수도 전혀 안 들려주신다는 분도 계셨는데 저는 갈 때마다 심박수 확인시켜주셨어요.

제가 살고 있는 곳도 이러니 대도시는 더 좋은 병원이 많을 것 같아요. 너무 인터넷 정보만 믿고 겁먹었던 터라 생각한 것보단 여러모로 너무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어요! 

 

 

13주 때 첫 입체 초음파. 동영상으로 보면 엄청 움직이고 있어요, 이 때 병원에서 신나는 노래가 나오고 있었는데 의사샘이 춤추고 있다며ㅎㅎ

 

제가 다니는 병원은 4주에 한 번씩 방문해서 접수하고 나서 매번 소변검사를 해요. (한국은 매번 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간호사 분이 오셔서 혈압, 몸무게 측정한 뒤 상담해주시고 (이것저것 지금 시기에 조심해야 할 것 알려주시고, 질문 있는지 물어보세요) 이때 상담하면서 족욕을 같이 해주셔요ㅎㅎ

 

그리고 잠시 대기한 뒤에 의사 선생님이 초음파 봐주시고 별 이상 없으면 끝이에요. 

그리고 17주에 병원 갔을 때, 성별 알고 싶냐고 물어보셔서 (일본은 엄청 늦게 알려준다고 해서 기대도 안 했는데) 바로 알려달라고 했어요. 초음파로 다리 사이를 보여주시며 '뭐가 보이죠?'라고 하시더라고요ㅎㅎ 사실 말 안 해주셨어도 알정도로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ㅎ

 

 

선명한 다리사이

 

아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입국 조건이 더 까다로워지고 한국, 일본 양측에서의 자가격리도 있기에 한국 출산을 못하게 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해서 상담할 때 혹시 임신 말기에 한국에 못 가게 돼서 여기서 출산한다고 하면 가능한지 물어봤더니 당연히 괜찮다고, 미리 알 수 있으면 물론 좋지만 그 때 되서 갈 수 없는 상황이면 당연히 여기서 해줄 거라고. 누구도 안된다고 할 사람 없다고 너무너무 따뜻하게 말씀해주셔서 감동받고 또 안심했어요.

혹시나 정말 한국에 못 가게 되더라도 여기서 믿고 출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일본은 병원비 결제가 대부분 현금밖에 안돼요ㅠㅠ 산부인과뿐만 아니라 지금껏 다녔던 피부과 등 전부 현금으로 결제했네요. (현금 잘 안 쓰는 저로서는 너무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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