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에서의 생활

일본의 아날로그란 이런 것

by 유유2U 2020. 10. 7.
반응형

일본에 산지 3년 차, 한국과는 너무도 다른 아날로그 방식의 행정 처리에도 어느덧 익숙해져 버렸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오늘 오랜만에 깜짝 놀랄만한 아날로그 방식을 경험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일본 길거리 풍경


저는 일본에서도 지방에 위치한 소도시에 살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11월 15일에 예정되어 있는 일본 부기 검정시험(日商簿記検定)을 치를 예정이에요.

일 년에 세 번 있는 시험인데요, 지난 회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취소가 되었었어요.

그래서 조마조마했었는데, 다행히도(?) 이번에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해요.

접수 방법을 찾아봤더니 인터넷으로 접수가 불가하며 직. 접. 상공회의소에 찾아가서 현. 금. 을 내고 접수를 해야 한다고 해요.

(여기부터 살짝 멘붕...)  *지역별로 다르며, 인원수가 많은 지역은 인터넷 접수가 가능한 것 같아요!

 

그래서 부랴부랴 현금을 뽑아 들고 집에서 제일 가까운 상공회의소를 찾아갑니다.

접수처에 가서 부기 시험 신청하려고 왔다고 얘기했더니, 구석에 테이블 하고 의자가 있는 곳에 앉아서 기다리랍니다. 

시험 안내장을 주더니 읽어보고 궁금한 점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몇 급을 볼 건지 묻고 신청서를 줍니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전네주었어요.

분명히 접수하는 사람은 저뿐이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립니다.

몇 분 지났을까, 일일이 손으로 쓴 종이를 내밉니다. 수험표 라더군요, 꼭 잃어버리지 말고 시험 당일 가져오라고 하네요.

 

 

수기로 쓴 수험표 라니... 

위에 적혀 있는 게 수험 번호인데 제 수험 번호를 보니, 3급은 20번, 2급은 13번이네요.

(이 시험은 2급 3급 같은 회차에 응시가 가능. 오전, 오후 나눠서 시험을 봐요 그래서 둘 다 신청)

제 앞에 등록한 수험생이 각 급수당 20명도 안된다는 얘기네요!

워낙 소도시.. 랄까 시골이랄까.. 그러다 보니 아직도 이런 아날로그적인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수기로 쓴 수험표는 저도 좀 많이 놀랐어요.

(일본에서 토익, 일본어 능력시험 등 봤었는데 다 인터넷 접수였거든요! 수험표는 나중에 우편으로 날아옴! 수기 아님!

사실 이때에도 수험표를 무슨 우편으로 보내주냐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귀여운 수준 ㅎㅎ)

 

제 생각에는 일본에서 살다 보면 그리고 일하다 보면 이걸 왜 이렇게 하지? 하는 경험을 많이 할 수가 있는데요.

지름길을 놔두고 돌아가는 느낌..

그 이유가 첫 번째로는 기본 베이스가 일본인들 특성상 변화를 싫어하고 거부하는 성격.

그리고 두 번째가 일자리 수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온전히 개인 생각)

제가 접수하러 갔던 곳도 전산 시스템을 도입해서 인터넷으로 접수받고 했다면, 저에게 수험표를 건네주신 분들이 일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일하시는 분들 몇 분이나 계셨어요. 물론 수험 접수 이외에 다른 일도 있겠죠?)

그렇기에 더 빠른 길을 알면서도 돌아가는 것을 여기서 일하면서 많이 봐왔거든요.

 

 

제 처음 블로그 글인데, 저는 앞으로도 일본 생활하면서 느낀 점, 일본 뉴스나 이슈, 온전히 제 관심사 위주로 글을 쓸 생각이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공감 버튼 클릭 부탁드려요 !

 

 

 

+현금 내고 받은 수기 영수증

+도장 문화

 

반응형

댓글